[연재 ③]1940년 씨름 기술 체계로 본 ‘민둥씨름’의 실체
씨름의 기원을 둘러싼 논의에서 가장 중요한 근거 중 하나는 실제 기술 체계다.
특히 1940년대 자료는 근대 이전과 이후를 잇는 전환기 기록으로, 당시 씨름의 구조를 비교적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이 시기 자료를 분석하면,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샅바 중심 씨름과는 다른 양상이 드러난다.
![연재 ①] 씨름의 또 다른 이름, '민둥씨름'은 무엇인가](https://mhjn.dothome.co.kr/wp-content/uploads/2026/04/image-2.png)
구한말 기산 김준근의 민둥씨름
■ 1940년 씨름, 이미 ‘기술 체계’가 있었다
1940년 신문 자료에 따르면, 씨름은 단순한 힘겨루기가 아니라 명확한 기술 분류 체계를 갖춘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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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은 크게 다음과 같이 구분된다.
- 배재기형
- 거리형
- 치게형
- 손잡이형
각 유형에는 다시 세부 기술들이 포함되어 있으며,
예를 들어
- 안낙걸이
- 밧낙걸이
- 덕걸이
- 들치게
- 발등치기
- 안무릎
등 다양한 기술이 확인된다.
???? 중요한 점은
이 기술들이 특정 도구(샅바)에만 의존하는 구조가 아니라는 점이다.

일제강점기 민둥씨름 영상캡쳐(발굴 송준호)

일제강점기 민둥씨름 영상캡쳐 2(발굴 송준호)
1930년도 민둥씨름 영상(발굴 송준호)
운동란 특집(運動欄特輯)
조선 고유(朝鮮固有)의 경기(竸技)인 씨름의 역사적 유래(歷史的由來)
지도단체(指導團體)의 매진(邁進)을 촉(促)함
씨름의 최근 유래(最近由來)
최근(最近)에와서 조선(朝鮮)의씨름계(界)를보면 지금(只今)으로부터 십오년전(十五年前)에강악원(姜樂遠) 서상천(徐相天) 한진희(韓軫熙) 강진구(姜瑨求) 이인학오씨(李因學五氏)가시내각중등학교학생(市內各中等學校學生)들의 하기방학(夏期放學)을 이용(利用)하여 전조선각지(全朝鮮各地)의 싸름에대(對)한방식(方式)을 조사(調查)케한결과(結果) 함경남북도(咸鏡南北道) 평안남북도(平安南北道) 황해도경상남북도(黃海道慶尚南北道) 강원도(江原道) 충청남북도(忠淸南北道)의십도(十道)에서는 거자반 전부(全部)"왼씨름"을하고 경기도(京畿道)와전라남북도(全羅南北道)의 삼도(三道)에서는"바른씨름"을 하는것으로 알고서조선(朝鮮)씨름협회(協會)와 조선(朝鮮)씨름동인회(同人會)에서는 조선(朝鮮)의 역사(歷史)기픈씨름을"왼씨름"으로 통일(統一)하여서조선(朝鮮)의씨름은 아프로는"왼씨름"만을 장려(奬勵)하기로 결정(决定)케되엇던것이다
(중략)
씨듬의종류(種類)
갑(甲),왼씨름……이왼씨름은 전조선적(全朝鮮的)으로 통일(統一)된 씨름으로외쪽팔에『삽파』를 끼고 바른다리에『삽파』를 거는것을말하는것이다
을(乙),바른씨름……이바른씨름은경기도(京畿道)와 전라남북양도(全羅南北兩道)에서만하는것으로 바른쪽 팔에『삽파』를 거는것을 말하는것이다
병(丙),띠써름(네굽씨름 이라고도함)……이띠씨름은 충청도(忠清道)에서만하는것으로 허리에다가 띠를매고 좌체자연일체(左體自然一體)로서 하는것을 말하는것이다
씨름의기본형(基本型)
갑(甲),배재기형(型)
들배재기
궁둥배재기
둘웅배재기
을(乙),거리형(型)
이낙걸이
밧낙걸이
덕걸이
병(丙),치게형(型)
들치게
혹치게
발등치게
정(丁),손자비형(型)
안무릅
박갓무릅
혹치게
덥치게
씨름의기법(技法)
양방(兩方)이서로 기립(起立)하여 인사(人事)를하고 상대(相對)되는 양방(兩方)이좌체자연체(左體自然體)로 손에는『삽파』를끼고다리에는『삽파』를걸고 심판(審判)의호령(呼令)이잇슨후(後) 양방(兩方)의누구든지먼저서 몸이나 손을땅에대면패(敗)하는것으로 인정(認定)케되는것으로말하는것이다
씨름의용어(用語)
전조선(全朝鮮)어디든지 씨름에대(對)한용어(用語)가만흐나 대표적용어(代表的用語)로는"메친다""들어친다""걸어넘긴다"등(等)의 말이가장대표적(代表的)이다
씨름은언제나하는가
전조선적(全朝鮮的)으로 보아서 지방(地方)과지방(地方)에따러서 거행(擧行)하는때가다르다하겟스나 대체(大體)로는다음과가튼명절(名節)에거행(擧行)케되된다
정초(正初) 사월초팔일(四月初八日) 오월단오(五月端午) 칠월칠석(七月七夕) 팔월추석(八月秋夕)
씨름기본형종유설명(基本型種類說明)
갑(甲)배재기형(型)
1,둘배재기……적(敵)을벗쩍들어서 적(敵)의중심(中心)을빼아서서메ㅅ때리는것(좌우(左右)로)
2,궁둥배재기……궁둥이로써적(敵)의중심(中心)으로 빼아서서 그둥이로 메ㅅ때리는것(좌우(左右)로)
3,둘웅배재기…적(敵)을 휘—휘—둘러서 메ㅅ때리는것(좌우(左右)로)
을(乙)거리형(型)
1,안낙걸이…적(敵)의 좌우(左右)다리에 다리를안으로걸어서 밀거나 당기거나하여서 메ㅅ때리는것(좌우(左右)로)
2,밧낙걸이…적(敵)의좌우(左右)다리박게 다리를걸어당기어서 메ㅅ때리는것(좌우(左右)로)
3,덕걸이…적(敵)의다리에 몸을속켜서 반대방향(反對方向)으로 다리를걸어서 메ㅅ때리는것(좌우(左右))
병(丙) 치게형(型)
1,들치게…적(敵)을드는순간(瞬間)을이용(利用)하여 발로적(敵)의중심(中心)을처서메ㅅ때리는것(좌우(左右)로)
2,혹치게…적(敵)의발목을 발로톡처서 멧때리는것(좌우(左右)로)
3,발능지게…적(敵)의발을 옴기지못하게 발로디뎌서 둘러메ㅅ때리는것(좌우(左右)로)
정(丁) 손잡비형(型)
1,안무릅…적(敵)의다리안에손을너서 적(敵)의중심(中心)을일케하여 메ㅅ때리는것(좌우(左右)로)
2,박갓무릅…적(敵)의다리박글손으로당기어서 메ㅅ때리는것(좌우(左右)로)
3,혹치게…적(敵)의다리를 손으로 혹처서메ㅅ때리는것(좌우(左右)로)
4,덥치게……적(敵)의다리를손으로서 덥처서메ㅅ때리는것(좌우(左右)로)
■ 기술의 본질은 ‘신체 제어’
해당 자료에서 확인되는 대부분의 기술은
- 상대의 중심을 무너뜨리거나 다리를 걸거나 몸을 회전시켜 넘기는 방식이다.
이는 곧
씨름의 본질이 ‘샅바 잡기’가 아니라
신체를 이용한 균형 붕괴 기술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 샅바는 기술의 본질이 아니라 ‘보조 수단’
1940년 자료에서는 경기 방식에서 샅바 사용이 언급되지만,
기술 설명 자체는 샅바 없이도 성립 가능한 구조로 되어 있다.
예를 들어
- 안낙걸이 → 다리를 걸어 넘김
- 덕걸이 → 몸을 밀착시켜 중심 붕괴
- 들치게 → 상대를 들어 올려 타이밍 공격
이 모든 기술은
샅바 없이도 충분히 구현 가능한 형태다.
즉,
샅바는 기술의 본질이 아니라
경기를 안정화시키기 위한 도구로 해석할 수 있다
■ ‘손잡이형 기술’이 보여주는 결정적 단서
특히 주목할 부분은 ‘손잡이형’ 기술이다.
- 안무릎
- 바깥무릎
- 덮치기
등은 상대의 다리나 신체를 직접 잡고 제압하는 방식이다.
이는 다음을 의미한다:
이미 ‘직접 신체를 잡고 싸우는 방식’이 존재했다
즉,
샅바가 없더라도 성립하는 씨름 구조가
기술 체계 안에 포함되어 있었던 것이다.
■ 민둥씨름과의 구조적 일치여부
이러한 기술 구조는 ‘민둥씨름’과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민둥씨름은
- 샅바 없이
- 신체 접촉을 기반으로
- 균형을 무너뜨리는 방식
이라는 점에서
1940년 기술 체계와 부분적으로 일치한다.
따라서
기존 샅바씨름 기술 체계에 민둥씨름 기술이 포함되어 있으나
부분적이며 구조와 형태에서 차이가 있다
■ 경기화 과정에서 배제된 형태
그렇다면 왜 민둥씨름은 사라진 것처럼 보일까.
1940년대 이후 씨름은 점차 경기화·조직화되면서
- 규칙 통일
- 장비 표준화
- 심판 체계 도입
이 이루어졌다.
이 과정에서
샅바를 사용하는 방식이 표준으로 자리 잡고
민둥씨름은 경기 체계에서 제외된 것으로 보인다
다음 편에서는
개성, 함경남도 지역을 중심으로 이어진 전승 계보와
수박과 씨름의 교차 구조를 집중적으로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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